봉태미술관은 안덕면의 중간 산지대에 있다.
주변에 방주교회, 비오토피아 레스토랑, 포도호텔, 포도미술관이 있어 시간적 여유에 따라 방문 일정을 짤 수 있다.
우리도 미술관 관람이 끝난 뒤 방주교회 외관을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본태 미술관 건물은 세계적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다.
일찍부터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을 내지는 못했지만 마침 서울에 사는 선배 부부가 와서 안내도 할 겸 함께 둘러봤다.
본태미술관의 본태는 본래 모습이라는 뜻이다.
본태 미술관 제일관
방주교회 전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층 계단으로 올라가면 건물 안에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는 2만원(노인 12천원). 매표소 여직원이 5관부터 관람하라고 안내한다.
참고로 시작 전에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선배는 참지 못하고 중간에 빠졌지만 돌아오는 길이 멀어 결국 도중 이후 관람을 포기했다.
봉태 미술관은 5개의 전시관과 매표소까지 총 6개의 건물이 있다.
아담한 입구와 달리 자연에 어울리는 담담한 외관, 구멍 뚫린 시멘트 벽, 물 위의 건축물, 자연을 보며 걷는 동선 등이 역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답다.
다만 5관 쪽에서 보면 1관을 둘러싼 담장이 기와를 얹은 한옥 담이어서 좀 신기한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1관을 관람해보니 1관 전시품이 모두 한국의 전통 생활 물품이어서 1관을 둘러싼 한옥 담장도 전시품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도 건물주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하고 전시 작품에 걸맞은 건축을 만들려고 노력했구나 하고 잠시 생각해 보았다.
봉태미술관은 노현정 전 아나운서의 시어머니인 현대가 이행자 여사(현대알루미늄 고 정몽우 회장 부인)가 심혈을 기울여 2012년 개관한 미술관이다.
제5관 입구의 현판
맨 안쪽에 있는 제5관부터 본다.
제5관에는 제임스 탈레르의 작품과 불교 문화 유적이 있다.
내가 간 날은 2층에 있는 제임스 탈레르의 작품 전시관은 관람 통제되고 불교 문화 유적도 사진을 찍을 수 없게 했다.
왜?육지의 어느 절 깊숙이 있던 불상, 불화, 벽화, 현판 등이 이곳으로 옮겨져 전시되어 있다.
사찰에 있어야 할 것들이 왜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가. 그중 충청도의 한 절에 걸려 있어야 할 추사 김정희의 글씨 ‘무량수각’ 현판이 있었다.
무량수각 현판은 추사가 제주도로 귀양되면서 초의선사 절에 써준 현판과 귀양생활 도중 고향인 충청도의 한 사찰에 써준 현판의 글씨가 달라 추사체가 제주도에 와서 완성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중요한 현판이기도 하다.
대정읍 추사관에는 이 두 현판의 탁본이 나란히 걸려 있다.
정말 신기하고 놀랍다.
화암사 무량수각 현판사진, 한국데이터진흥원 자료
제4관은 옛 전통 장례와 관련된 유물과 유교 제사와 관련된 유물들을 수집하고 있다.
전시된 상여금은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우리가 어렸을 때 시골에서 봤던 상여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어느 높은 대감님 댁의 상여임에 틀림없다.
어디서 저런걸 다 모아놨지?
제3관은 구사마 미생 호박과 거울 작품이다.
노랗고 큰 호박 하나와 거울로 현상을 비추고 끝없이 멀리까지 형상이 반복되는 거울방에 들어가 관람하게 된다.
2분 관람으로 제한되지만 놀랍고 신기하다.
구사마야생은 환각 상태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저런 정신상태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초간호박
쿠사마야오의 거울 작품
제2관 오줌 싸고 싶다.
나는 참고 계속 관람하고 있는데 선배는 어디론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2관 1층에는 현대 거장들의 작품이 하나 둘씩 전시되어 있다.
제2관 입구에는 로메로 브리트의 하트 작품 하나가 눈길을 끌고 있으며, 1층 전시장에는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와 HOPE,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키스, 피카소의 스케치 등의 작품이 있다.
특별한 전시 콘셉트는 없는 듯 미술관 이사장이 구입해 소장하고 있는 현대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처럼 눈만 가진 작자들은 현대의 여러 유명한 작품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좋다.
2층에는 백남준의 작품과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설명, 그리고 특별한 작품 없이 안도 다다오의 건축임을 보여주는 빈 방이 있다.
로메로 브리또의 하트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키스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
박선기 POINTOFVIEW
마지막 1관, 들어가는 입구가 사람을 차분하게 한다.
건물은 물에 잠겨 있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개념이 잘 드러나는 건물이다.
전시품은 한국의 전통공예, 옛 궁궐과 대감님 댁의 생활용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릇, 숟가락, 소반, 식탁보자기, 옛 베개자수, 다리미판, 자수 수저통 등 생활용품이 수집되어 전시되어 있다.
현대답게 다양하고 손이 크다.
제일관 전시관 입구
베개 자수집
각종 상모음
1관을 지나 가장자리에 오면 카페와 화장실이 있다.
아~ 왜 5관부터 관람시키는지 이해할 수 있어. 오랜 시간 지친 관람객들은 일단 의자에 몸을 던지고 싶다.
화장실도 급하다.
차 한잔 하지 않을 수 없다.
창밖으로 보이는 연못에 오리 한 쌍이 놀고 있으며 수련이 상당히 아름답게 피어 있다.
멀리 산방산도 보인다.
바로 왼쪽 앞으로 나무들이 울창한 듯한 곳에 디아넥스 호텔이 들어서 있다.
큰 시멘트 건물이 눈에 거슬린다.
마지막 주차장으로 나가는 길도 비스듬히 내리막이어서 대건축가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
입장 시 나눠준 꽃그림 중 좋아하는 꽃그림을 스티커에 붙이고 주차장으로 나온다.
햇살이 뜨겁다.
오늘은 내 눈이 너무 사치스러웠다.
봉태미술관 감사합니다.
202108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