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과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주가지수가 워낙 올랐으니 저평가된 종목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는 얘기를 하던데 친구가 “종목을 찾으려고 골머리를 앓지 말고 대통령을 따라 뉴딜펀드라도 가입하라 ”고 했다.
그날이 이 기사가 난 날이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8월 26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소재·부품·장비(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업에 투자하는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5000만원을 투자했다.
‘펀드’로 불리며 출시 1년 만에 5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고, 지난 6일 수익률 90%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 펀드로 자리매김했다.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펀드’에서 5000만원의 원금은 그대로 두고 수익금만 환매할 예정이다.
대략 4500만원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펀드’ 투자 원금은 그대로 두고 수익금에 신규 투자금을 더해 한국판 뉴딜펀드 5개에 각각 1000만원씩 투자한다.
문 대통령이 가입하는 신규 펀드로는 ▲삼성뉴딜코리아펀드 ▲KB코리아뉴딜펀드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 ▲미래에셋타이거BIGK-뉴딜 ▲하나로FNK뉴딜디지털플러스ETF 등이다.
문 대통령, 소재·부품·장비펀드 90% 수익으로 ‘뉴딜펀드’ 5개 가입, 세계일보, 2021.1.13
저는 이제 간접형 투자인 펀드보다는 제가 직접 투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펀드에 가입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려는 분들이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이 기사에 나온 5개의 뉴딜펀드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삼성뉴딜코리아펀드
삼성뉴딜코리아증권투자신탁 같은 공모펀드는 다양한 클래스가 있다.
가장자리에 _A, C, S로 붙어 있는 것을 클래스라고 하는데 A클래스는 선취수수료를 빼가고, C클래스는 선취수수료가 없는 대신 A클래스보다 총보수(=운용보수+판매보수)가 높은 편이다.
선취수수료가 1%라는 것의 의미는 내가 10,000원을 펀드에 맡겼을 경우 일단 1%를 빼고 9900원만 펀드에 납입된다는 의미다.
표를 보면 알겠지만 C클래스 중에서도 Cf클래스가 선취수수료도 없고 보수율도 가장 낮은데 f가 붙은 것은 다른 펀드나 신탁이 이 펀드에 재투자할 때만 이용하는 클래스로 우리 같은 개인투자자는 넣을 수 없다.
뒤에 Cp와 붙어 있는 것은 연금계좌로만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내가 공모펀드에 투자할 때는 S클래스를 가장 선호했는데 선취수수료도 없고 보수율도 가장 낮기 때문이다.
펀드슈퍼마켓(현 한국포스증권)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삼성 뉴딜펀드는 2020년 9월부터 운용되기 시작했다.
클래스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에 운용수익률도 조금씩 다르지만 Ce클래스 기준으로 3개월 수익률이 25% 수준이다.
거의 100% 주식에만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이며 중형성장주 주식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op10 보유 종목은 네이버, 다나와, 한솔케미칼, 티와이홀딩스, 킨엑스, 조이시티, 웹캐시, 한솔카본, 파이올링크, 삼강엠엔티로 이들 10개 종목의 비중을 합치면 대략 6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코리아뉴딜펀드
KB코리아뉴딜펀드의 경우 삼성뉴딜펀드보다 보수율이 조금 높은 편이다.
같은 반 기준으로 비교하면 0.2~0.3%p 정도 더 떼가는 것 같다.
주로 대형 성장주에 투자하고 있다.
아까 삼성뉴딜펀드는 솔직히 처음 듣는 회사가 많았는데 KB코리아뉴딜펀드의 Top 10개 종목 중에는 처음 듣는 회사가 하나도 없다.
삼성전자, 카카오, LG화학, 네이버, 현대차, SK하이닉스 같은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이름이 보이고 한화솔루션, 천보, 씨에스윈드, 현대에너지솔루션처럼 친환경에너지(태양광, 풍력), 2차전지 쪽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과도한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사실 삼성뉴딜펀드의 Top 10개 종목 비중도 60%에 불과하고 나머지 40%는 어디에 투자하는지 모른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KB코리아뉴딜펀드는 Top 10개 종목의 투자 비중이 50%가 될 것 같다.
저는 이렇게 과도한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 펀드는 일단 다 넣어보고 하나라도 덤벼라는 느낌이어서 선호하지 않는다.
KB코리아뉴딜펀드도 삼성뉴딜펀드와 같은 시기인 2020년 10월 7일 설정돼 3개월 수익률(사실상 설정 후 수익률임)은 35%다.
최근 대형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니 시가총액 상위주를 대거 포함하고 있는 KB코리아뉴딜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은 게 당연해 보인다.
저도 재테크를 모르는 시대에 과거 수익률을 보고 공모펀드를 선정하는 우를 범했지만 펀드를 고를 때 과거의 높은 수익률이 미래의 높은 수익률을 담보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
이름이 너무 길다.
이것도 반이 너무 많아
이름이 아름다운 SRI그린뉴딜증권 ‘자기투자신탁’인 이유는 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 맘펀드가 있고, 이 펀드는 맘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21%를 투자했다.
그 다음으로 많이 투자하는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차, 네이버에 3~4% 정도 투자하고 있다.
보통 뉴딜펀드가 반도체, 전기차(자동차, 이차전지), 인터넷, 바이오 등 전형적인 미래 먹거리 기업에 투자하는 반면 이 펀드는 특이하게 Top 10개 종목에 하나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라는 은행주, 증권주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Top 10개 종목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LG화학, 현대차, 네이버, 한국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롯데케미칼, 현대글로비스여서 KB코리아뉴딜펀드보다 대형주 편향된 펀드로 보인다.
기업의 재무적 요인은 물론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경영 및 경제의 질적 경영 등 비재무적 요인에 의해 분석해 보면 지속가능성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의 국내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도 한금지 주주인데 금융지주가 어떤 면에서 지속가능성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지 궁금하다.
삼성전자를 21%나 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3개월 수익률은 30%를 넘는다.
미래에셋TIGERBBIGK-뉴딜
TIGERKRXBIGK-뉴딜은 공모펀드가 아닌 ETF로 주식시장이 열리고 있을 때 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 한국거래소에서 만든 BBIGK-뉴딜지수에 투자한다.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종목이다.
뉴딜지수에 포함되는 종목은 고정이므로 자세한 내용은 한국거래소 보도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종목이 고정된 지수에 투자했기 때문에 운용보수는 공모펀드보다 낮은 0.4%다.
HaroFnK-뉴딜 디지털 플러스
이 역시 ETF에서 TIGERBBIGK-뉴딜과 비슷하다.
Fn 가이드의 K-뉴딜 디지털 플러스 지수를 추종한다.
운용보수는 0.45%
보통 비슷한 주제와 관련해 KRX로 만든 지수가 있었고 Fn가이드로 만든 지수가 있다면 결국 비슷한 종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다만 비중이 조금씩 다르다.
Top10 종목을 보면 TIGERBBIGK-뉴딜은 펄어비스, 더존비즈온과 같은 게임 및 인터넷 종목 이름이 오르고 있는데 하나로 FnK-뉴딜디지털플러스는 그 자리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포스코케미칼이 대신하고 있다.
두 ETF 모두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3차전지 관련 기업 비중이 30% 안팎으로 가장 높다.
마무리하면서 티그레비그케이뉴딜과 하나로프앤케이뉴딜디지털플러스는 쉽게 말해 국가가 지정해준 ‘우리가 산업군에 있는 이 회사를 뒷받침하겠습니다’라고 공인한 기업에만 투자하는 셈. K-뉴딜지수 종목은 고정이니까.
그에 비해 다른 3개 공모펀드는 운용하는 매니저의 판단이 들어 있다.
따라서 공모펀드에 투자할 경우 펀드매니저가 다른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지, 투자 결과는 어땠는지도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